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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채 장인 인터뷰
Date : 2003-12-01
Name : 검도몰
Hits : 4351
인터뷰1. 화랑도검 류인채 장인
"劍은 내 진실의 완성"
.
<사진> 류인채 장인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편안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있는 말이다. 영화 청풍명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검으로 예를 다하고 검으로 세상을 평화롭게 하고자 하며 검에 생을 바친다. 이 영화는 검의 서슬 퍼런 살기가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담겨 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 속 주인공의 삶과 진실을 잘 담아 리얼리티를 잘 살려준 검을 만든 주인공을 만나봤다.
류인채 장인은 검을 만들기 시작한지 올해로 20년 됐다. 1980년대 초 시골에서 올라와 우연히 방문하게 된 한 도검소에서 류인채 장인은 첫눈에 검에 매료됐다. 그냥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했던가, 열악한 환경과 낮은 인지도 그리고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류장인은 그냥 검이 좋아 무작정 검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연탄가스 냄새가 진동하는 작업실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고 작업 중 칼 깎는 돌이 터져 죽을 고비를 두어 번 넘겼다. 그래도 류장인은 검을 만들고 있을 때가 가장 재미있고 마음이 편한 시간들 이었다고 한다. 항상 자신의 흐트러지는 마음을 바로잡고 질책하며 마음을 갈고 닦듯이 검을 만든 세월이었다고 한다.
"복잡한 일이 있거나 주변 환경이 어수선하면 검을 잘 만들지 못합니다. 억지로 만들면 꼭 사고가 납니다. 그래서 마음이 흐트러지면 검을 만들지 않습니다"
류인채 장인은 1차로 검을 만들면 대나무를 세워놓고 세게 내려친다. 자신이 만든 검이 완벽하게 만들어졌는지 보기 위해서다. 검에 흠이라도 생기면 무용지물이 됨에도 불구하고 공들여 만든 검을 내려치는 이 작업을 절대 빼놓지 않는다.
"제가 만든 것은 꼭 이렇게 쳐 봐야 안심이 됩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검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는 없습니다. 내 자신을 속이지 않는 좋은 검을 만들고 싶습니다."
자신의 진실을 담은 검을 만든다는 것이 류장인이 자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류장인은 '검은 진실'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영화 청풍명월에서 최민수(극중 지환)의 검은 영화 속 비중이 매우 크다. 류장인은 1천 만원에 달하는 최민수의 검을 제작했다.
"솔직히 영화 속의 검 제작은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요구사항이 많습니다. 특히 길이에 비해 중량을 낮춰달라는 주문이 가장 어려웠지요. 즉 들기 편하면서 잘 베어지는 검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이죠"
영화배우 최민수씨는 이 검을 받고서 매우 놀라워하며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청풍명월 영화 상영 이후 최민수 칼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여러 건 있었으나 작업 과정이 너무도 어려웠기에 똑 같은 검은 더 이상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청풍명월 검은 유일무이한 청풍명월만의 검으로 남게됐다.
류장인은 칼자루 매듭법을 한국에 새롭게 복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칼자루 가죽을 새롭게 개발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또 옛 문헌의 검을 복원할 계획도 세우고 자료도 찾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금까지 자신이 20여년 간 만들어오며 그사이 변화한 검에 대한 정보도 재정비 하려고 한다.
"지금 만드는 검은 현대적인 실용위주의 것이 대부분입니다. 여건상 지금까지 자료를 제대로 모으고 정리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들어온 검의 변화를 알고 기록해 나가기 위해서 제가 만들어온 검도 다시 찾고 있습니다"
류장인은 새롭게 알게 되는 검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꼭 메모한다. 5-6년째 지갑게 넣고 다녀 닳고 헤진 메모를 보니 검에 대한 그의 정성을 느낄만 하다.
류인채 장인은 생각이 진보적이고, 좋은 검을 만든다는 주변의 평을 받는다. 그러나 류장인은 이러한 평가에 대해 '최고의 장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배우려고 노력하고 공동의 연구작업이 필요합니다. 계속 발전하도록 노력할 겁니다'고 말한다.
류장인은 검을 소장하는 사람들이 검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 자동으로 척척 찍어내는 듯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다루는 풍토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검은 쇠와 나무 등의 재료로 모두 수공으로 만든어집니다. 장인의 정성과 진실이 담긴 검을 소중하고 올바르게 다뤄줬으며 하는 바람입니다"
류장인은 검도몰 고객들에게 검 제작 공정에 대한 이애를 높이기 위한 견학을 환영한다는 말도 꼭 챙겼다.
우리나라 검은 아직까지는 형태적으로 크게 다양성이 없다고 한다. 새로운 검을 만들기에는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에서의 검 제작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편이 문제다. 일본 검 문화가 팽배ㅏ게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류장인은 검 제작 기술과 사용에 대한 문화가 문화재까지는 아니더라도 문화 그 자체로라도 인정이라도 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예로부터 훌륭한 검은 명예와 예 그리고 부의 상징이었으며 특히 호국을 위해 특별히 제작하는 중요 문화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검은 소중하고 귀중한 우리 문화 유산입니다. 지금은 검 제작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너무 안좋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서 검을 재현하고 복원하는 일은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검 만드는 일도 지속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한다. 검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함께 문화를 복원하고 나라의 지원도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검 제작 시험이라도 보자며 인터뷰 중 흥분 아닌 흥분을 하는걸 보면 더 늦추지 말아야 할 일인 것 같다.
"돈 벌 목적이었으며 다른 일을 했을 것이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검 문화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류장인은 검을 만드는 사람임에도 아직 자신이 소장하는 검이 없다. 너무 맘에 드는 검을 잠시나마 좀 길게 보관하고 있을 뿐. 결국엔 누군가에게 주고 말았다. 류장인은 한편으로 자신을 위한 검을 만드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한다. 그저 검을 만드는 장인으로 마지막 만든 검을 소장하고 싶다는 그는 오늘도 묵묵히 검을 다듬는다.

<사진> 류인채 장인은 검을 만들면 대나무를 세워놓고 세게 내려친다. 자신이 만든 검이 완벽하게 만들어졌는지 보기 위해서다. 사진은 검 테스트에 쓰여진 대나무들.


<사진> 주문을 받고 만들었으나 너무 마음에 들어 현재 소장하고 있는 칼이다. 그러나 류장인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 검도 조만간 누구에겐가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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